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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글을 쓴지 3년이 훌쩍 넘었네요. 1년 들여서 정사서2급 사서자격증 취득하고 대충 3년동안 일했으니까 뭐 아깝진 않…. 지 않다…. 암튼 아마 한동안은 공공도서관, 아니 공공기관, 공기업, 공무원 등등 온갖 공자 들어가는 덴 웬만하면 10년 이내에 얼쩡거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전직 못하면 울면서 돌아갈수도^^!

    이런게 이해되기 시작하는 시점ㅋㅋ


    저의 첫 취업은 어느 자치구의 개관연장직이었어요. 최저임금 받고 일하긴 했는데 어쨌거나 계약만료로 끝나서 실업급여도 받고 그랬던거같아요. 실급 받기 전에 야무지게 여행도 갔다오고.., 그랬는데 오는 길에 어느 나라 라운지에서 우한에서 폐렴이 어쩌고라는 티저 뉴스를 흘려본 이후로 상황이 되게 이상해졌었죠. 2020년초의 이야기예요.
    저는 사실 이 시점에 취업 생각이 없었어요. 외국에 나갈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코로나 덕분이 나가려고 절차 진행중이던게 올스탑되고 낙동강오리알이 된거예요. 처음엔 단기알바를 구해볼까 하고 넣고있는데 알바도 드럽게 안구해짐^_T..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다 포기하고 다시 취준의 길로 돌아서게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력서 두번인가 넣고 바로 취직이 됐어요. 그것도 자치구 출연기관 소속 정규직으로요. 대충 공공기관 직원이고, 주변 어른들이 준공무원 아니냐~하는 그런 포지션이었죠. 한동안은 되게 신나서 이제 나는 여기서 그냥 뼈를 묻어야지.. 취준같은거 안해도 된다.. 정년 보장된다… 하면서 기쁜 나날을 보냈어요.
    회사에서 정식 직원으로는 처음 일해보는데 뭔가 복지도 이것저것 있고 야근수당도 있고 해서 처음엔 신기하고 좋더라구요. 일 배우는건 늘 힘들지만 재밌고요(원래 새로운거 좋아하고 익숙해지면 누구보다 빨리 질려함). 하지만 그런것에서 오는 소속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9급 지방직 공무원들 고충 얘기 꽤 많이 볼수 있잖아요? 그것보다 조금 더 구린게 유사공무원조직, 즉 이 직장이었어요. 알면 알수록 조직문화는 개떡같고, 아주 가까이에서 일하는 저 고인물은 1인분의 몫을 해내기는 커녕 크게 방해나 안되면 다행인 나날이 펼쳐졌죠. 네, 결국은 직장동료들이 구리면 오래 버틸 동력이 없다ㅇㅇ 아니지 그걸 버티게 할만한 합당한 임금을 주지 않는데 버틸 이유가 있나?

    이때도 친구한테 하소연 하려고 한강감ㅋㅋ



    사실 뭐 회사가 나를 소모품으로 여긴다는 느낌은 어딜 가나 비슷할거같아요. 근데 늙고 무사안일한 조직에선 정말이지 내가 여기서 동화돼서 고인물이 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이건 내 스스로 잘났다는 말이 아님). 정치질, 파벌 다툼을 이렇게까지 대놓고 하는것도 너무 충격적으로 찌질해보이고요, 그걸 신입들한테도 은연중에 드러내요. 너도 승진 잘 하고 대우 받으려면 선택을 해야한다는. 이정도의 사내정치는 당연하다고 그들은 생각하더라고요? 이 무사안일한 조직에서 말이에요. 다같이 어깨 두들기면서 일하는게 아니라, 이거 우리밖에 모르는거같으니 저쪽엔 알려주지말자고 하는 조직이에요.
    근무평정 받으면서도 너무나 개같은 기분때문에 당장 때려치고싶은 마음 추슬르느라 혼났잖아요. 일을 많이하거나 도움이 된 순으로 절대 잘 안주는 점수더라구요.
    희대의 쓰레기처럼 자리 박차고 나가서 잠수퇴사 하는 상상을 1년에 한 10번씩 한거같아요. 하지만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잖아요. 트위터식 사이다 행동같은걸 충동적으로 했다가는 정말 어떤 미래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모르니까 으른답게 참아냅니다^^ 그리고 잘 마무리하고 퇴사했어요.

    우리집 이쁜이 집에 처음 왔을땐데, 집에서 퇴사한다고 난리치다가 엄마(집주인)가 키우는거 허락해줌ㅋㅋ 그리고 퇴사는 유예가 되었죠


    저랑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이 몇명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회사에 지금 한명 남았어요. 서로의 퇴사 소식을 전해들었을 무렵에(소문 개빠름ㅋㅋ) 한번 만나서 신명나는 회사욕 대잔치를 벌인 적이 있는데 다들 느끼는게 비슷하더라고요. 신입 직원들이 퇴사를 많이 하는 회사는 정말 좋은 곳이 아니에요. 회사는 자기들 조직 문화가 구리다는 건 인지를 못하고 요즘 애들이 사회생활 다 그렇다는걸 몰라서 인내하질 못한다는데서 잦은 퇴사의 이유를 찾거든요.
    아 이쯤되면 임금 수준이 궁금하시죠?
    2-3년차 신입 기준으로 저는 월 급여 세후 190 근처, 이런저런 상여를 개월수로 나누면 다달이 40쯤 붙는거같네요. 추가근무수당 평균적으로 20정도 붙었는데 이건 본인 업무 량, 업무 역량, 조직마다 다를거같아요. 저희는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데도 야근 많이 하려그러면 눈치주는 족같음이 존재했었음ㅋㅋ 공무원들 놀다 들어와서 지문찍고 추가수당 받아간다는 기사같은거 볼때마다 개족같았음ㅋㅋㅋ… 근데 저쪽 어딘가의 직원들중엔 나름 자리는 지키는데 딱히 일은 안하는 그런 경우는 많이 있다고 하더라구욬ㅋㅋ… 다 상사 성향에 달렸음ㅋㅋ 암튼 그래서 세후로 달마다 250쯤? 예 뭐 처음엔 대졸자 초봉이랑 비슷하게 시작하는데 3년쯤 일하면 연봉에 현타가 오기 시작할 수 있어요. 연봉 상승률은 2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매우 미미해서 지금 세금이랑 물가 오르는거 따지면 월급이 오르는건지도 의심스러운 수준이거든요.
    복지 이야기를 해볼까요? 아이 키우기는 괜찮아요. 육아휴직제도는 잘돼있으니까. 근데 아이 안키우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휴직은 못하는거라고 보면됨. 휴직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해서 많이 나와있는데 실질적으로 허가받기는 어려움ㅋㅋㅋ 연차사용은요? 사무실에서 일하면 자기 일만 조절하면 되는데 열람실에서 일하면 대직관계 고려해야해서 쓰고싶은대로 절대 못써요. 옆사람이 눈치줌. 특히나 고인물일수록 눈치줌ㅋㅋ 어느 열람실이든 눈치주는쪽이 한명씩 있더라고욬ㅋㅋㅋ 개같아서 참,,,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말해서 이 직업은 직업 자체에 아주 커다란 의미부여를 할수 있는 사람, 일을 하면서 자기효능감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선 젊은이가 선택하기엔 썩 좋은 직업은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통적인 가치,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을 중히 여기신다면 추천합니다. 보통 그런걸 좋아하거든요…. 저같은 사람은 속터지는 포인트였지만.

    성공적인 전직을 향해서 그럼20000,…
    지금은 그냥 누워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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