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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킹박스인지 쿠킹키트인지 요새 재료 몽땅 들어있는 거 사다 가끔 해먹는데, 프레시지가 개중엔 유명해서 세일하는 겸 마라탕으로 사다가 먹어보았어요. 2008년부터 마라탕을 소울푸드로 삼은 저는 마라탕 맛에 몹시 까다롭죠. 뻥이에요. 취향은 확고하지만 별로 까다롭진 않아요.

     

    금요일에 주문했는데 화요일에 와서 조금 슬펐습니다. 배송일 지정 안하고 함부로 사먹기 좀 걸리는 것 같아요. 당일 포장하면 뭐해요. 해먹을 수 있는건 배송 받은 다음 다음 다음 다음날인걸요. 꼭 배송일 물어보고 사드세요. 저는 나흘동안 소고기랑 채소랑 버섯이 몹시 걱정됐어요.

     

     

    어쨌거나 정가 만원대 중반, 오픈마켓에서 자주 9900원, 가끔 세일하면 7900원인 이 키트의 구성은 이러합니다. 오래 묵힌 것 치곤 진공포장된 내용물들이 다들 싱싱해 보였어요.

     

    국물내는 파우치 2종, 청경채/배추/파따위가 들어있는 채소파우치, 포두부 커다란거 한 장, 건목이버섯 파우치, 양송이버섯/느타리버섯 파우치, 약간 넓적한 당면, 소고기(핏물빼는 중), 찍어먹는 소스 1종

     

    사실상 마라탕집 가서 제가 8천원어치를 고르면 이것보다 푸짐하게 고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취향이 확고한 저는 마라탕엔 고기나 꼬치류를 넣지 않거든요. 채소, 버섯, 두부 위주로 잔뜩 넣으면 8천원에 수북하게 쌓아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키트엔 고기가 있으니까 조금 적어보여도 괜찮아요.

     

     

    찍어먹는 소스는 즈마장이라더니 색깔과 점도가 요상하더라고요. 즈마장에 두반장 섞은 느낌의 맛입니다. 짜서 좀 싫었어요. 그냥 즈마장만 넣어줬으면 백배 더 맛있게 먹었을 것 같아요(평소에 마라탕집에서 즈마장 따로 달라하는 애 기준). 아무래도 양이 너무 적어보여서 냉장고에 있던 자투리 채소(애호박, 가지, 기타 초록풀) 더 때려넣고 끓였습니다. 그래도 밥없이는 혼자 다먹을 1인분같은 2인분의 양이었어요. 둘이서 각자 밥 한그릇씩 퍼서 같이 먹었더니 겨우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역시 마라탕은 밥이랑 먹어야 하나봐요.

    고기는 며칠 묵은 것 치곤 냄새가 없었는데, 느타리버섯에서 포자냄새가 좀 심하게 올라오는 편이었고, 당면이 황당한 맛이에요. 전분 쫄깃하게 익은 맛이 아니고 쌀국수라면 같은데서 느낄 수 있는 잘 끊기는 맛입니다. 덜 익혀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영 네맛도 내맛도 아니어서 별로였어요. 차라리 옥수수면같은 걸 넣어주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국물맛은 꽤 무난한 마라탕맛이었는데 정말 무난해서 초심자한테 적합한 수준입니다.

     

    여기서 파는 거 중에 밀푀유나베는 아주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다음엔 밀푀유나베 한번 사먹어 보려고 해요. 마라탕은 왠지 키트 도장깨기가 해보고싶어져서 다른데서 사먹어 볼까 생각중이에요.

     

     

     

    국물만 한그득 남아서 동생이 집에 있던 새우랑 라면 때려넣고 곧바로 해먹었습니다. 둘이서 배부른 수준의 양은 아니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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