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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난데없이 차이나타운에 놀러가 보자고 해서 오랜만에 가족나들이 갔다가 만다복이라는 유명한 중식당에 가서 밥 먹고 왔습니다. 사실 차이나타운은 뒷전이고 인천역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만다복 갔다가 배불러서 열심히 산책하고 커피마시고 산책해서 신포시장 갔다가 공갈빵 사먹고 도저히 거기서 더 뭘 먹을 배가 없어서 닭강정 야무지게 사서 집에 돌아오는 여정이었어요.

     

     

     

    점심시간에 여기서 먹으려면 삼십분단위로 웨이팅이 발생하고 두어시간씩 기다려서 먹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어요. 근데 일행이 홀수면 되게 빠르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잔뜩 뒤에 서있는데 '세분 없으세요?' 묻는 직원 목소리가 두어번 왔다갔다 하더니 저희 차례가 되었거든요. 안내받은 자리는 저렇게 2층이었는데, 진짜 중국식 객잔 느낌도 나고,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이랑 금색 써서 화려하게 꾸몄더라고요.

     

     

    적게 기다려서 들어간 대신 합석은 필수였어요.ㅋㅋ 같은 테이블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대동한 대가족이 와서 식사를 했는데, 옆에 앉다 보니 인하도 하고 물이나 티슈같은 것들을 건네달라고 부탁도 하고 그렇게 같은 일행인 양 같이 어울려서 식사했습니다.

     

     

    탕수육 대자 30,000

     

    처음 나온 요리는 탕수육이었습니다. 어차피 엄마는 중국집에서 모험 없이 고정적으로 시키는 메뉴가 탕수육이랑 짬뽕이어서 사이즈만 결정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동생이 잔뜩 배고파 하면서 탕수육 무조건 큰거를 외쳐서 大자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많진 않더라고요. 셋이서 짜장, 짬뽕, 탕수육 이렇게 다 먹고 맛있어서 밥 한공기 시켜서 짬뽕국물에 말아먹기까지 했으니까요. 셋이면 식사를 세개 시키고 탕수육 작은 걸 시키든지, 식사를 두개 시키고 탕수육 세개 시키면 적당할거예요.

     

     

    탕수육은 정말 먹자마자 역시 오래된 중국집의 내공을 느꼈어요. 적당히 새콤달콤한 고전적인(?) 소스를 부어서 나왔는데도 눅눅함이 거슬리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탕수육 잘하는 집에선 부먹이라더니 과연...! (물론 전 대가리 깨져도 찍먹파인건 바뀌지 않습니다.) 고기 크기도 적당, 튀김도 적당, 소스도 적당한데 이런 적당하면서 밸런스 완벽한 탕수육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하얀백년짜장 7,000

     

    검색해 보면 다들 하얀 짜장을 먹고 있길래 호기심에 저희도 시켜봤어요. 비주얼을 보자마자 어쩌면 이 가게에서 제일 중국에 가까운 요리같다고 느꼈어요. 진짜 중국에서 파는 자장미엔을 어디선가 먹어봤거든요.ㅋㅋ

     

    맛에 대해선 아예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괜찮게 느꼈습니다. 소스에서 두반장 맛이 강하게 나는데, 흔히 먹는 짜장면만큼 달지 않아서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았어요. 콩에서 나온 감칠맛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엔 좀 엉성해서 다른 뭔가가 채워져야 맛있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짜장면에 있는 캐러멜 맛같은 거 있잖아요. 

     

     

    짬뽕 특 10,000

     

    짬뽕 국물맛 예술이었어요. 밥 주문한 시점에 이미 배가 어느정도 차 있었는데도 이 국물엔 밥을 말아 먹어야 한다며 셋이서 홀리듯 시켜버렸죠. 같은 테이블 사람들이 시킨 그냥 짬뽕이 먼저 나와서 봤는데 '특'이 훨씬 뭐가 많이 들어가요. 해물도 푸짐푸짐하고 질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에필로그)

     

    중식은 소화가 참 안돼요.

    열심히 한나절 소화시키고 신포시장에서 뼈닭강정 사온 걸 먹는데 새삼 맛있더라고요.

     

    닭강정(큰거) 18,000

     

    침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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