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있는 사람의 홈트레이닝 7개월차 이모저모: 추천영상, 비추천 요가매트

그렇게 심한 척추측만증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허리가 안좋은 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허리통증 있는 날이 많아지는 걸 느끼고 홈트를 시작했습니다. 수영을 좋아해서 한국 들어온 이후부턴 수영을 쭉 다녔었는데 접영 배우다가 허리 아파서 그만 두고 운동 비슷한건 안하고 있었거든요. 매일 할만한 운동은 필요한데 허리에 무리 안가는 운동을 찾아야 하는 제약이 있으니까 결국 할 수 있는건 멀리 있는 비싸고 전문적인 필라테스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비용은 둘째치고 허리에 관해서 아주 잘 아는 전문적인 필라테스를 찾는 것도 너무 어려운(귀찮은) 일이라, 입으로만 운동해야한다고 말하던 나날이 계속 됐어요.

 

20대 극초반에 침대에서 다리 들어올리는 동작 하다가 처음으로 허리가 나갔는데 그 이후로는 생리통도 허리로 자주 오더라구요. 제 경우에 생리통은 늘 그 시기에 제일 안좋은 부분을 집중공격하는 경향이 있어요(물론 아랫배 아픈건 디폴트). 해가 바뀌니까 이젠 척추를 탄 모든 부위가 자고 일어나면 아프기 시작하데요? 그러니까 목, 어깨, 팔, 손목 등등 관절이 있는부위 중심으로 매일매일 번갈아가면서 아픈 거예요. 그러다보니 운동을 안하곤 살 수 없겠더라구요. 근데 여전히 어디 나가서 하는 건 허리 다칠까봐 무섭기도 하고 가고 오는 시간 아깝고 그래서 유튜브를 열심히 봤죠.

 

여기저기서 강도 낮은 홈트 영상을 검색해보니까 땅끄부부를 많이 추천하길래 처음엔 땅끄부부 영상을 이것저것 번갈아가면서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칼소폭2랑 20분짜리 걷기운동을 한세트씩 섞어서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칼소폭은 아직도 한세트만 해도 땀이 줄줄나고 몸이 후들후들 떨려서 두세트 끝까지 한적이 없네요ㅋㅋ) 하면 딱 적당했어요. 운동시간은 매일(일주일에 네다섯 번) 스트레칭까지 다 합쳐 20분~한시간정도 했습니다. 워낙에 잘 질려서 다른 영상도 이것저것 보면서 따라했는데 근력 없고 유연성마저 마이너스인 초심자가 하기엔 동작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들 채널이 많았어요.

 

코어 근육을 써서 이렇게 이렇게 하세요, 말하는데 코어 근육 없어서 키우려고 하는 거라고 아무리 티비에 대고 울부짖어봤자잖아요. 이것저것 막 보다 보니까 하나 습득할 수 있었던 지식은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누워서 다리를 든다거나 서서 허리를 굽힌다거나)을 할 땐 열심히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동작을 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코어에 힘이 들어가서 허리를 덜 다치게 된대요.

 

 

저는 워낙 끈기 없고 작심삼일(작심삼분)의 현신같은 애라서 운동을 벌써 7개월동안이나 하고있다니 좀 신기해요. 물론 길게 하는 건 아니지만 안하는 것 보단 삶의 질이 훨씬 높아져서 만족합니다. 다만 유튜브에서 저같은 초보(뭐 조금만 수틀리면 허리가 나가는)가 따라할 수 있는 비디오가 너무 적어서 슬프네요.

 

 

제가 주로 켜서 따라하는 땅끄부부 비디오는 칼소폭2, 칼소폭3, 걸쭉빠시리즈(주로 생리기간이나 운동하기 싫을 때), 전신스트레칭/허리스트레칭, 상체다이어트 17분짜리/10분짜리 이 정도예요. 여기에 가끔 다노 티비 올인원 전신운동1/2 하는데 되게 괜찮아요 이거. 

 

(아, 허리 안좋은 분들은 땅끄부부 영상 중에서 칼소폭1은 피하세요ㅠㅠ 홈트 시작한지 3주만에 이거 이틀 했다가 허리 확 나가서 며칠 한의원 다녔어요. 추측컨대 스쿼트하면서 점프하는 게 되게 안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홈트 4개월차에 드디어 층간소음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해서 요가매트를 사게 됩니다. 너무 비싼 건 말고 적당한 가격에 많이들 쓴다길래 '코델리아 매트'를 주문했어요.

 

여름엔 습해서 몰랐는데 가을이 오고 날씨에 습기가 걷히면서 이 매트가 바닥에서 휘휘 돌아가기 시작하더라구요...? 런지 비슷한 거 하는데 막 밀려요. 다칠 것 같아요. 또 허리가 막 긴장돼요. 버피테스트 하는데 발을 매트 끝으로 밀면 끝없이 매트가 늘어나요. 자세가 낮아져요. 대체 뭐하는 애지...? 이게 유난히 구린 건지 다른 요가매트도 다 이런건지 아니면 제가 하는 운동이랑 안맞는 모델로 산건지 영 모르겠습니다.

 

 

허리 안좋으신 분들 계시면 홈트 영상이랑 매트 괜찮은거 추천좀 해주세요...ㅠㅠ